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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gh's room


서른이 되면, 어른이 될 줄 알았던 때가 있다.
그래서
하루빨리 서른이,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이 되면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적어도 행복이 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운명이었다고 믿고 싶었던 일들이 있다.
그로 인해 송두리째 인생이 흔들렸던 때가 있다.
지나간 모든 일들이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시간이 있다.
운명이라는 게 너무 편한 말이라는 걸 알아버린 순간이 있다.

조금만 더 단단해지고 싶다.
적어도, 어제보다는, 일 년 전보다는, 십 년 전보다는 그럴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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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e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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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계획은
일찍 퇴근을 하고 집에 와
엄마가 해놓고 간 등갈비 김치찜을 먹고
차를 한 잔 마시고
사놓고 보지 못한 책더미에서 책 한 권을 꺼내어 이불 속에 엎드려 책을 읽다가 
균열이 없는 하루를 마감하며 평온하게 잠드는 것.

그러나 언제나 계획은 그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환기시키며 일상을 어그러뜨린다. 

결국

차 대신 와인 한 잔을 마시고
초를 켜고 
벨 엔 세바스찬을 듣는다.

그리고 미뤄두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낸다. 

하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던 일들과
간절히 외면하고 싶어 미룰 수밖에 없음에 안도했던 일들과
더이상 미뤄둘 수 없는 일들을.

그렇게 모두  까벌리고는 수습할 수 없어 그냥 벨엔세바스찬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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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e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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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은 끓는데 왠지 공기가 차다.
오래전에 선물로 받은 아로마 초를 켜둔다.
향이 날아간 지는 이미 오래다.
문예중앙 겨울호의 단편과 시를 읽고 난 후 음악을 튼다.
한 작가의 원고를 검토하고,
금요일부터 세 시간도 제대로 못잔 게 생각나
내 몸은 소중하니까 자려고 누웠다가
얼마전 새벽에 갑자기 생각난 물건, 찾으려다가 찾지 못한 물건이 떠올라
다시 한 번 온 방을 헤집고
결국엔 찾지도 못하고 어렴풋하던 잠도 깨다.

생각해보면 
이미 알고 있었고, 예상했던 일들에 대한
새삼스럽게 놀라고, 외면해버리고 싶어하는
수많은, 송두리째 흔들려버린, 완전히 틀어져버린 선명한
징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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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e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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