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sper
그냥 주말_
cien_
2010. 3. 8. 01:41
영화를 봤다.
선배가 내가 좋아할 것 같다고 준 '다즐링 주식회사'와
친구가 내가 좋아할 것 같다고 보라고 한 '어웨이 위 고'
취향을 간파당하기 시작했다.
둘다 좋았다.
책을 읽고있다.
알랭 드 보통의 '행복의 건축'
이런책도 보냐? _말랑말랑한 소설을 좋아하는 동생님께서
내뱉으시길래
보통 신간이야. 라고 평소같으면 이렇게 말하고 혼자 낄낄 웃어댔겠지만내가
좋아하는 언어유희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그 때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서
평소처럼 뒤로 제껴 크게 웃지 않았다.
읽고 있는 지금, 생각보단 보통이다.
꺄르르륵
엉망의 주말이 되었다.
이번 일주일엔 세 권의 책을 읽었는데(어쩌다보니)
그 세권의 책 중에
아마도 톨스토이의 말을 빌려와
행복은 조금씩 오고 불행은 쓰나미처럼 밀려온다는 정도의 의미의 문장이 있었다.
순간_행복하지 않았지만
역시 불행하지 않았다.
그냥 명명할 수 없는 쓰나미만 밀려온 느낌이다.
청포도
아주 떫은 맛의 레드와인
조금은 쿰쿰하지만 진한 맛의 치즈
스윙칩
엄마가 만들어 준 잡채
내가 좋아하는 것들도 한 데 뒤섞어 놓으면 분명 감당못 할,
조화라기 말하기도 부끄러운 어떤 맛이 될 텐데
온갖 흙탕물이 몰려왔고 너무 멀리 퍼져 늪이되었다.
그리고 결국엔 뒤집어 쓰고 끌고_ 들어갔다. 그 속으로.
봄이왔으면 좋겠다. 얼른.
그냥 꽃잎이 살랑거리는 것만으로도 좋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