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ying museum
왜냐면....
cien_
2011. 1. 17. 23:40
애당초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일은
그래서 실은, 누군가를 상상하는 일이야. 시시한 그 인간을, 곧 시시해질 한 인간을... 시간이 지나도 시시해지지 않게 미리, 상상해 주는 거야. 그리고 서로의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를 희생해 가는 거야. 사랑받지 못하는 인간은 그래서 스스로를 견디지 못해. 시시해질 자신의 삶을 버틸 수 없기 때문이지. 신은 완전한 인간을 창조하지 않았어, 대신 완전해질 수 있는 상상력을 인간에게 주었지
- 박민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수 십 권의 소설들이 쌓여있고, 곧 거기에 수를 보탤 원고들이 쌓여있다.
넘치는 활자와 그것들이 꾸려내는 서사들이 뒤엉켜, 그러고 보니 이번 달에는
겨우 단 한권의 책을 읽었을 뿐이다.
누구는 하루종일 소설을 읽으면서 또 소설이 재미있냐고 묻곤 하는데
그래, 소설이 재미있다.
뒤엉켜 있는 감성과 텍스트에서 날 건져주는 것도 종종, 소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