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sper

정리를 하려고 펼쳤다가 시작도 못하고 접다

cien_ 2011. 12. 18. 16:58
바닥은 끓는데 왠지 공기가 차다.
오래전에 선물로 받은 아로마 초를 켜둔다.
향이 날아간 지는 이미 오래다.
문예중앙 겨울호의 단편과 시를 읽고 난 후 음악을 튼다.
한 작가의 원고를 검토하고,
금요일부터 세 시간도 제대로 못잔 게 생각나
내 몸은 소중하니까 자려고 누웠다가
얼마전 새벽에 갑자기 생각난 물건, 찾으려다가 찾지 못한 물건이 떠올라
다시 한 번 온 방을 헤집고
결국엔 찾지도 못하고 어렴풋하던 잠도 깨다.

생각해보면 
이미 알고 있었고, 예상했던 일들에 대한
새삼스럽게 놀라고, 외면해버리고 싶어하는
수많은, 송두리째 흔들려버린, 완전히 틀어져버린 선명한
징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