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sper

그냥 들어도, 역시 벨 엔 세바스찬

cien_ 2011. 12. 26. 22:11

오늘의 계획은
일찍 퇴근을 하고 집에 와
엄마가 해놓고 간 등갈비 김치찜을 먹고
차를 한 잔 마시고
사놓고 보지 못한 책더미에서 책 한 권을 꺼내어 이불 속에 엎드려 책을 읽다가 
균열이 없는 하루를 마감하며 평온하게 잠드는 것.

그러나 언제나 계획은 그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환기시키며 일상을 어그러뜨린다. 

결국

차 대신 와인 한 잔을 마시고
초를 켜고 
벨 엔 세바스찬을 듣는다.

그리고 미뤄두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낸다. 

하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던 일들과
간절히 외면하고 싶어 미룰 수밖에 없음에 안도했던 일들과
더이상 미뤄둘 수 없는 일들을.

그렇게 모두  까벌리고는 수습할 수 없어 그냥 벨엔세바스찬을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