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sper
2022
cien_
2022. 1. 24. 17:53
별 감흥 없이 마흔이 되었다.
주접은 예전보다 조금 줄었고, 아마 준 것 같고
어휘력은 떨어졌고
인내심은 약간, 흰머리와 마신 와인 수는 많이 늘었다.
업무 외적인 일로 문장 같은 문장을 써본 적이 언제인지 아득하다
이러다가 단어를 잃고, 문장을 잃고 서사 자체를 잃어버리고 말 것 같다는 두려움에 휩싸이곤 하다가도
또 금세 바쁜 일상이 닥쳐오면 모두 사소한 고민으로 휘발되고 만다.
작년과 재작년은 코로나에 잠겨 어찌어찌 겨우 흘러간 느낌이다.
기억의 편린들만 조금씩 산재된 채 시간을 쌓았다.
이렇게 흘러와 나이를 먹었다.
새삼스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마흔을 기념이라도 하고 싶었는지 결국, 오랜만에 끄적인다.
주접이 준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