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 where_I'm there
in kiev
cien_
2007. 10. 2. 04:24
키예프에 온지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이곳은 날씨가 조금 쌀쌀해 졌고,
단풍이 지나 했는데 어느새 보니 단풍이 채 들기도 전에 낙엽이 떨어지고 있다.
지지난주에는 갑자기 추워져서 겨울 코트를 꺼내놓았는데
지난주 후반부터 갑자기 조금 더워졌다.
이런걸 인디안 섬머라고 한다던가....
아직 준비가 채 덜된 겨울을 보고는
저만치 물러나 있던 여름이 한번 버텨보고 싶은 건지
한 낮이 되면 입고 있는 얇은 외투를 벗어버려야 했다.
아주 오래 전에 그림에서 본 태양과 바람의 힘겨루기가 생각나는 날씨다 요즘 여기는.
한 달이 너무 금방 지나가 버려서
이년도 이렇게 급류에 떠밀려 흘러가 버리는 것은 아닐까.
키예프는 아름다운 도시다.
굳이 따지자면 여성스러운 도시라고 하는 게 맞겠다.
수백 년 된 건물이 오페라 하우스나 미술관이나 교회로 사용되고 있는데
그 기둥 하나에 수 십 명이 붙어 수 십 일을 고생했을 정교한 무늬들,
오랜 시간동안 스쳐갔을 시간과 바람의 냄새.
거리에 박힌 돌들에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면
그 반짝임이 너무 눈이 부셔서 이러다 눈이 멀어버리는 건 아닐까.
이렇게........... 민망한 감상에 젖게 하는 곳.
kiev.
여기에 있어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