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 where_I'm there

시간을달리는소녀! - Это -меня

cien_ 2008. 4. 9. 05:00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세수. 가아니고
티비를 켜고 아직 잠이 덜깬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주전자에 물을 끓여 진한 커피를 마시는 것.

머리는 산발이 된 채로, 눈에는 눈꼽도 가끔 껴있고 - 험하게 잔 날은 침자국도 조금 남아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트의 버튼을 누르지 않고 주전자에 물을 끓이는 이유는 아무래도 커피맛이 다르다는 것이다.

내가 포트에 끓은 물로 내린 커피는 정말 맛이 없는것 같아 - 라고 말하자
친구는 코웃음을 쳤지만
분명 전기로 열을가해  갑자기 끓어오른 물과
가스불에 은근히 유리주전로 끓여 십여분의 시간을 인내한 후 마시는 커피는 아프리카의 태양을 담고있다. 확실히.


지난 주는 너무 바빴지만

밴드를 불러 라이브로 장송곡을 연주하며 동네 한바퀴를 돌며 고인을 보내는 장례식도 보았고,
자신과 영어로 대화했기 때문에 영어 연습이 되었다며 택시비를 받지 않는 친절한 택시기사와의
코엘료와 프랑스 영화에 대한 유쾌한 대화.
살짝 간지럽혀주면 펑 하고  터질 듯, 말 듯한 꽃망울들
이제는 제법 따가운 햇볕.


봄이고.

바람이 분다.



기록하지 않으면 오직 한장 넘기는 달력으로만 기억되는 날들이 되지 않도록.




그래서 남긴 오늘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