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_어떻게

whisper 2009. 9. 20.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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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는데 있어서
제시된 어떤 단순명료한 명제, 혹은 질문이라도
그에 대한 단순명료한 답은 쉽지 않다.
나에겐 항상. 그렇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이 여섯가지의 의문사를 곰곰히 뜯어보다 보면
무엇_이 문제다.
나에겐. 그렇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친구와 지내고,
여행을 하고,
이야기 하고, 이야기를 듣고..
결과적, 그리고 총체적으로 어떻게 살겠다_에 대한 크고 작은 자잘한
' 어떻게' 에 대한 고민들을 끊임 없이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한편으로는
'무엇' 을 외면하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아니 문득은 아니었지만,
세번째 소주잔에서 기포가 올라와 '퐁' 하고 터는 그 순간 느껴버린 것이다.
'어떻게' 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수많은 시간동안 해왔으면서도
무엇을_위해
무엇을_하며
무엇이_되어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철저히 배제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들어버린 것이다.

대학교 1학년때, 언어학개론, 시간에, 교수님이 빠롤이 어쩌고 하던 그 때에,
아마 내 옆에 앉았던 시묘는 기억하지 못할테니만 우리 둘이 막연히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_그래서 니 꿈이 뭔데?
라고 시묘가 물었었고,
_저사람은 세상을 조금 더 따듯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사람.
이라고 난 대답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시묘는 '무엇'을에 대해서 물었던 것 같고 나는 '어떻게'에 대해서 답한 것이다.
즉, 동문서답이었던것.

무엇. 이 어떻게. 만큼 중요하단걸 석잔의 소주에서 급하게 깨달았다는 건
오랜만의 소주맛 만큼 씁쓸하지만 아마도 제법 적절한 타이밍이었을 것이다.

어떻게.를 위해 너무 오랜시간 헤매고 있는 느낌.

이제 무엇. 을 위해서도 조금 시간을 주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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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e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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