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권의 종이책을 빌렸고, 제대로 읽은 건 얼마 되지 않았다.
21편의 영화를 봤고, 기억에 남는 건 딱히 없다.
4월 사이판, 5월 하이퐁, 11월 안나푸르나 트래킹, 12월 하이퐁 깟바 섬.
6번째 와인을 담그다.
퇴근 후 남편과 Gramps Ground에서 저녁과 맥주 한잔을 하고 들어와 25년의 인터넷 사주를 보며 시시덕거리다,
남편이 잠들고 위스키 한잔을 마시며 '고래와 나'를 본다.
인간의 무지함에 반성하고 다시금 고래의 우주적인 경이로움에 감탄한다.
한 해의 마지막을 마무리하기에 좋은 다큐였다.
손 안의 모래가 빠져나가는 것처럼
별일 없이 지나가는, 지내는 날들을
무의미함이나 무료함으로 치부하던 지난 날들이 반성되는 요 며칠.
별일 없이 하루를, 한 달을, 일년을 살아내는 게 얼마나 어렵고 더불어 소중한지를 깨닫는다.
무사히 한 해를 잘 살아냈다는 데 안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