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ever

Some where_I'm there 2008. 3. 2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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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블랙홀' 에서 빌 머레이는 언제나 같은 오프닝 음악으로 자신을 깨워 몇 달째 똑같은 지옥같은 아침을 시작하게하는 라디오 방송에 절망했다.
물론 - 시간이 지나갈 수록 그 아침을 즐길 수 있는 사차원적인 여유를 같게 되었지만.

삼분의 일도 알아 들을까 말까하는 낯선 이방의 언어로 오늘의 아침을 시작한다.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알베르 까뮈 - 온 블라블라블라.
아마 까뮈에 대한 다큐멘터리 같다.
어제와 다른 것은 어제는 빗소리로 아침을 맞이 했다면
오늘은 약간 따끔한 햇살에 귀보다 눈이 먼저 떠졌다는것.
3월의 햇살이 이렇게 따끔하다면 여름이 오면 수만개의 바늘로 살을 찌르는 것 같은
더위가 올테지만 아직 봄이 채 오기도 전에 여름을 걱정하는 것은 기우.
봄이 올듯, 말듯.
지난주에는 겨울코트를 입고다니기가 조금은 민망할 만큼 온 도시가 빛났는데
어제는 눈보라가 치는 황당한 시츄에이션.
그래도 잔디도 제법 자리를 찾고, 나뭇가지에도 아직은 초록빛은 아니지만
새싹이 삐죽이 나온걸 보면 여기도 봄이 오길 올 모양.

여든은 되어보이는 노부부가 손을 잡고 걸어가다가
세찬 바람에 할머니의 옷 깃이 휘날리자 걸어가던 할아버지가 멈춰서서
바람을 등에 지고 할머니의 옷깃을 여며주고 스카프를 고쳐 매준다.
그들에게는 겨울이 눌러앉아있든, 떠나가든
아. 역시 인생은 팔십부터!!
봄봄.
이런거 아니겠어.


책을 읽다 스탠드도 켜놓은 채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른 채 깨어난 오랜만에 맞은
게으름 부리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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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e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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