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416

Some where_I'm there 2008. 4. 17. 02:18


오전 여섯시 삼십분.
잠을 깨기 위해 커피를 마시며 뉴스를 보는데
'영상뉴스' 같은 코너에 한국이 나왔다.
블랙데이에 어느 극장에서 찍은 영상이었는데
사람들이 미친듯이 자장면을 먹고 있는 모습.
누가  자장면을 빨리 먹나. 시합인 것 같은데
그 장면을 이 나라 뉴스에서 보니 조금 부끄러웠다.
일분도 안 걸리는 시간에 자장면을 먹으며 입 주위가 새까맣게 된 채로 웃고 있는 사람들,
다 먹은 자장면 그릇 주위로 널린 음식 쓰레기들.
영상뉴스. 기 때문에 기자나 앵커의 아무런 멘트도 없었지만
-있었다 한들 제대로 알아 들었을지 의문이지만.
앵글에 잡혀 있는 그들의 모습을 조소하고 있음이 분명한 카메라의 시선.


만약 내가
부끄러웠다. 가 초점이 아니라 자장면에  초점을 맞췄다면
아..그 뉴스를 보니 자장면이 먹고 싶었다. 식의 유쾌한 사고로, 아니 어쩌면 자장면을 먹고 싶지만 먹을 수 없어 서글펐던 사건으로 마무리 되었을 테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무식한 경기인 음식 빨리 먹기, 그 중에서도 먹은 티를 팍팍 내는 자장면 빨리먹기를 이 먼 타국에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봐야 했던 사건.은 사실 좀 우울했다.
다만 한가지 위안이 되는 사실은
친절하게도 - 영상이 지나가는 중간에
블랙데이. 라는 설명과 애인이 없는 사람이 자장면이라는 음식을 먹는날.
이라는 자막이 들어가 있었다는 것.

오늘은 4학년 모듈시험이 있는 날이었고.
시험을 보는 중간에 릴랴의 임신축하 기념 및 생일 파티가 있어서
그 결과로 시험시간을 30분이 초과되어 세시간동안 진을 뺐다.

게다가

지금은


비가 온다.

꽃도 금새 져버렸고
봄이 가려는 비인지
겨울이 아직 흘리는 흔적인지.
날은 다시 쌀쌀해졌고
오랜만에 듣는 아빠의 목소리에 잔뜩 물기운이 넘쳐나서 나도 왈칵 눈물이 쏟아 질 뻔하여
우물쭈물 말끝을 흐렸다.


이런날에 비가 온다.
누군가 그리운 날에 비가 온다는 건.
조금은 울적해도 된다는 신의 허락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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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e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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