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속의 그 아침은 언제나 뿌연 화면속의 플래시 백 -
느리게 해가 떠 오르고- 사방이 환해지기까지는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린다.
흔들의자에 겨우 살짝 걸쳐진 채 불안한 자세로 잠 들어 있던 나는
모두가 깨지 않도록 조심히 나왔고
발코니의 난간에 매달려 있는 그를 본다.
카메라 셔터를 정신없이 눌러대고 있는 그의 흩날리는 머리카락이 바람의 방향을 따라
내 쪽으로 불어 올때
비릿한 추억의 냄새가 지난 밤 그가 두갑을 넘게 피운 럭키스트라이크의 냄새와 함께 뒤섞인다.
그에게 말을 걸 찰나
그녀가 양손에 머그컵을 들고 나타나고
머슥하게 나는
웃으면서. 좋은 아침.
한손의 커피를 그에게 그리고 다른 한손의 것을 나에게 주고 다시 자신의 커피를 가질러 가는 그녀의 뒷모습.
그리고는 페이드 아웃.
스물한살의 나와.
우리 들의 이야기.
언제나 뿌연 연기속에서 사그러져 가는 흐리고 비릿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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