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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 where_I'm there 2008. 6. 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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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시도 안되어 밝아지는 아침을 분주하게 맞이하며 커피한잔과 과일 몇 조각을 먹고서 밖으로 나가 하루 종일 쏘다니다가 어스름이 짙어 올 시간이 되어서야 그녀가 돌아왔다.

밤이 자꾸만 짧아지고 있다.

밤이 짧아진다는 것은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아홉 시가 되었는데도 밖은 아직도 태양의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白夜. 백야.

필란드 만 바로 앞에 살았다던 그는 그곳의 여름은 열두 시가 되어도 한낮처럼 환해서 백야라고 하는 거야. 라며 그녀에게 잠을 재촉했다.

하지만 그녀는 도저히 환한 방에서는 잠이 들 수 없었다.

 

르비브의 햇살은 따뜻했다.

수 백 년의 시간이 벽돌하나하나에 새겨져 손으로 쓰다듬으면 그 세월이 고스란히 손끝에서 맴도는 기분이었다. 그 수 백 년도 넘은 건물들 사이사이에 작은 나무벤치며, 공원이 가로질러 있었다.

 요즘처럼 제대로 잠을 자기가 버거울 만큼 따갑게 찌르는 태양과 마주하며 그 벤치에 누워서 한잠 푹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영겁의 세월이 나의 수면을 비호해 줄 것만 같은 안도감을 그곳에서는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네시면 해가 어두워 지는 이곳의 겨울 역시 질색이지만, 어둠이 하루의 삼분의 일도 되지 않는 시간과의 힘겨루기에 진이 빠지는 게 이곳의 여름을 위한 준비가 아닌가 싶은 걱정으로 봄을 슬슬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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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e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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