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파우스트를 알고 있는가"
신이 메피스토펠레스에게 물었다.
나의 영혼을 준다면 넌 무엇을 줄꺼지?
나는 메피스토에게 묻는다.
그 전에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평생 세계여행을 하면서 - 부유하지 않아도 괜찮아 - 연애나 하면서 살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것?
조그만 서점이나 카페를 하면서 평생 글쓰면서 사는 것?
아무것도 안하고 책이나 보고 산책이나 하고 가끔 친구들과 술이나 한잔 하며 사는 것?
전 세계에 버려지고 상처 입은 어린 아이들을 돌보면서 사는 것?
덧없음.
나의 이런 바람을 '덧없음' 이라고 표현했던 친구녀석의 말을 생각해본다.
메피스토,
이런것들이 나의 영혼에 비기어 손해보는건 아니겠지?
파우스트에게는 젊음을 줬잖아.
시간을 거스르는 일은 신의 영역인데 넌 신의 영역을 침범했으니까
저정도쯤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저런것을을 위해 필요한건....
아...오로지 돈뿐인거야?
세계평화는 돈이 없으면 안되는 걸까.
왠지. 오늘 하루는 잠시 패배자가 된 기분이 들어서
메피스토에게 말을 건내보고 싶었다.
테슬라가 말하기를.
"여기 이 지구는 거대한 음향 공명체이다."
짐 자무쉬.
난 그의 한 템포 느린 엉뚱한 유머를 사랑한다.
그가 자신의 영화에 사용하는 음악을 사랑하며
그가 잡아내는 소소한 일상의 컷에 감탄한다.
빌 머레이.
단 오분정도 밖에 나오지 않은 그 이지만 그 덕분에 한동안 장마졌던 내 기분도 말끔해졌다.
난 그의 유머를,
삶을 바라보는 따듯한 시선과 때론 냉소와 그리고 고독을 모두 지닌 그의 얼굴을 사랑해왔다.
담배를 피워 보고 싶을만큼.
맛있게 담배를 피는 배우들과
스크린 밖까지 퍼져나오는 커피향 덕분에 하루종일 몇 잔의 커피를 마셨는지 모른다.
'burying museum'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허 (0) | 2006.08.17 |
---|---|
여우비 (2) | 2006.08.07 |
submerging trees. (0) | 2006.07.26 |
응? 라퓨타. (2) | 2006.07.24 |
fly (0) | 2006.07.20 |
또 다시 비가 오기 시작했다.
하루 왠종일 비가 오면
물 속에 갇힌 기분이 들곤 한다.
아주 미세한 물 방울들이
나의 온 몸의 땀 구멍으로 파고 드는 느낌.
그래서 때로는.
숨을 쉬기도 힘들다.
'burying museu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우비 (2) | 2006.08.07 |
---|---|
삶을 즐기는 방법. (0) | 2006.07.31 |
응? 라퓨타. (2) | 2006.07.24 |
fly (0) | 2006.07.20 |
nightmare (0) | 2006.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