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팅힐의 줄리아 로버츠와
비포 선라이즈의 에단 호크는
내 청춘에 투영하고 싶은 찬란한 젊음과 아름다움의 한 씬을 차지하고 있다.
중년이 된 두 배우가 아포칼립스/ 재난 영화의
권태로운 부부를 연기한다는 사실은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프렌즈 결말에 집착하는 로즈였다.
로스와 레이첼의 해피엔딩을 맞이했는지 궁금해 나 또한 시즌 전체를 사나흘 만에 정주했기에,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는 바.
빌어먹을 테러의 주적이 아랍이든 북한이든
빌어먹을 세계 종말이든, 테러든 무슨 상관이람.
결말이 궁금한 드라마를 시청하며 안전가옥에서 칩스를 씹으며 리모콘을 누르는 그런 재미지상주의.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이가 모두 빠질 위험을 건너는 대범함을 동경하고 말았는지도 모르겠다.
킬링타임용으로 소비하기엔 소름 돋게 현실적인 부분이 있었고,
진지하게 뜯어보기엔 설득력은 부족했지만
지루함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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