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팅힐의 줄리아 로버츠와
비포 선라이즈의 에단 호크는
내 청춘에 투영하고 싶은 찬란한 젊음과 아름다움의 한 씬을 차지하고 있다.

중년이 된 두 배우가 아포칼립스/ 재난 영화의
권태로운 부부를 연기한다는 사실은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프렌즈 결말에 집착하는 로즈였다.

로스와 레이첼의 해피엔딩을 맞이했는지 궁금해 나 또한 시즌 전체를 사나흘 만에 정주했기에,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는 바.

빌어먹을 테러의 주적이 아랍이든 북한이든
빌어먹을 세계 종말이든, 테러든  무슨 상관이람.

결말이 궁금한 드라마를 시청하며 안전가옥에서 칩스를  씹으며 리모콘을 누르는 그런 재미지상주의.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이가 모두 빠질 위험을 건너는 대범함을 동경하고 말았는지도 모르겠다.

킬링타임용으로 소비하기엔 소름 돋게 현실적인 부분이 있었고,
진지하게 뜯어보기엔 설득력은 부족했지만
지루함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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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e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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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7

whisper 2024. 1. 7. 16:28

어제는 전날의 거한 신년회로 잉여로운 하루를 보내고, 문득 조급해진 일요일.

- 우드 식기 삼분의 일 오일링
- 알렉산드리아 병입(다섯 번째 와인 메이킹)
- 글루바인 3리터 만들기
- 책 2권 대여
- 오코노미야키 재료 구입

부지런한 그루 덕분에 한나절만에 많은 걸 하고
조금은 지친 채 또 잠시 미뤄둔 업무로 복귀한다.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낼지 전전긍긍하며 불안해하는 아빠의 하루와 안부를 궁금해하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선택하고 갈망하는 삶을 꿈꾸는 아이러니 속에서 벌써 새해의 일주일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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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e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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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3

whisper 2024. 1. 3. 13:57

소소하고 시시껄렁하게 오랜만에 새해 계획.

- 사소한 일에 스트레스 받지 않기
- 친절할 수 있는 순간에는 친절하기
- 사과는 가급적 빠르게 하기
- 계획을 과하게 세우지 않기(여행/여가/업무)
- 20권 이상의 종이책 읽기
- 영어 수업 다시 시작하기/독일어나 스페인어도 가능하면 배워보기
- 피티 빼먹지 말고, 추가 1~2회 개인운동도 하기
- 술 약속 한 달에 3회 이하로 잡기
- 9시 넘는 야근 주2회 이하로 하기

..... 우선은 여기까지.

계획을 과하게 세우지 않기는 벌써 실패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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